공사 광고를 설계할 때는
살펴볼 항목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이미지’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이미지를 중시하지만,
공사 광고에서의 비중은 유독 더 큽니다.
이런 질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민간 기업은 성과가 절대적이지만,
공사 같은 광고주는 그만큼 숫자에 얽매이지 않지 않나요?”
그런 생각이 생길 법합니다.
민간 기업은 매출 지표로 마케팅을 냉정히 평가합니다.
반면 공사 광고는 그 효과를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행사는 결국 ‘이미지’에 승부를 겁니다.
단 한 줄의 문장에도 혼을 실어 카피를 다듬게 됩니다.
저는 의뢰를 받으면 먼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매일 아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그 회사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생각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천연가스 자동차는 하늘색을 만듭니다.”
이 문장은 그런 마음에서 나왔습니다.
만약 이렇게 썼다면 어땠을까요.
“천연가스 자동차는 환경을 생각합니다.”
“천연가스 자동차는 대기오염을 줄입니다.”
“천연가스 자동차는 친환경입니다.”
저라면 아마 고개가 숙여졌을 겁니다.
크리에이티브는 ‘있던 것을 살짝 비트는 순간’ 탄생합니다.
진부한 문장을 한 뼘만 비껴가도, 글은 새 숨을 쉽니다.
그렇게 기술 위에 마음을 얹어 완성한 것이
한국가스공사 신문 지면 광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