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님들, 화장실에서 핸드 타울 너무 많이 쓴다.’
라는 친구의 말 한마디로 기획한 광고입니다.
문제는 이렇습니다.
당시 친구는 동성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화장실의 핸드 타울이 너무 빨리 소진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지만
특히 카페의 경우 매입 비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매일 소진되는 비용 역시
쌓이면 무시할 수 있는 매입비가 됩니다.
친구 입장에서는 화장실 핸드타울 역시
소중한 돈입니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종이도 돈입니다’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종이 한 장이지만
그것 역시 돈이고 또 그것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많은 나무들이 베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핸드타울을 어떻게 돈처럼 보이게 하느냐?
였습니다.
손님들에게 가장 쉽게 이해시키려면
가장 쉬운 이미지가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광고 캠페인이라도
자신에게 와닿지 않으면 그 기획안은 버려집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갑을 여는 것을 보여주고
거기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어필하자
라는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핸드타울을 꺼내 쓰는 박스에
지갑 스티커를 붙여준 것이죠.
그러니 핸드타울을 뽑을 때마다
지갑에서 돈을 흥청망청 쓰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카피를 통해 메시지를 정박시켰습니다.
‘종이도 돈입니다.’
스티커 한 장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2장, 3장씩 쓰는 핸드타울을 손님들이 줄여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언어로 ‘핸드타울 좀 아껴 쓰세요!’라고 했다면
손님의 반감을 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광고는 그 메시지를
매우 센스 있게 표현해 냈습니다.
핸드타울 박스에 붙여져 있는 지갑 스티커를 보며
‘아, 카페 주인장이 핸드 타울 낭비로 고생 좀 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유도한 것이죠.
광고는 그런 것입니다.
손님이 듣기 싫은 말이라도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광고의 기술입니다.